시네마리뷰 - 조제, 미드나이트 스카이
시네마리뷰 - 조제, 미드나이트 스카이
  • 미용회보
  • 승인 2021.01.0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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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하게 마주하는 새로운 출발선

다시 새해를 맞는다. 지난 1년 여간, 갈 수 있는 공간은 제한됐다. 입을 닫아야 안전한 공간만 허용됐다. 극장이 그랬다. 말없이 다른 세계를 엿보는 공간, 그 속에서 시간은 새롭게 태어나는 것만 같았다. 그런 시간만이 제한된 공간 속에서 빛을 냈다.
그런 공간마저도 허용되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함과 함께 새해를 맞는다. 하루 1000명을 넘어서는 확진자 속에서도 간신히 버틴 공간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함이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시간이다.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는 날들이 하루속히 도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영화 <조제>와 <미드나이트 스카이>다. 두 영화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출발선에 마주하게 하는 영화다. 불안함 속에 서 있는 이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전한다는 점에서다.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조제>는 주인공들이 사랑의 과정을 거치면서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세상 속으로 나서는 성장담이다.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지구 종말을 앞두고 고립된 상황 속에 놓인 주인공들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희망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더 단단하게 세상 속으로

<조제>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시대와 환경, 인물들에 맞게 재구성했다. 한국적 상황도 고려했다. 지방대생, 가난과 취업, 장애인 복지 등 공감 가능한 요소들로 현지화했다. 무엇보다 원작 영화와 달리 잔잔한 멜로에 방점을 찍었다. 
지방대 졸업반으로 취업 준비중인 영석(남주혁)은 어느 날 전동휠체어에서 넘어진 조제(한지민)를 발견하고 도와준다. 조제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고, 할머니가 주워온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상상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다. 영석은 조제를 처음 만난 이후 계속 생각나는 듯 주변을 맴돌며 조금씩 다가간다. 결국 특별한 감정으로 이어진다.
영화 <조제>는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다. 우연한 만남이 특별한 감정으로 이어지고 결국 함께 했다가 헤어지는 것이 전부인 보통의 연애담이다. 보통의 연애담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시선이다. 마주하는 방식이다. 사랑은 누군가 눈에 들어올 때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공간은 허물어지며 사물들은 시선에 붙들려 빛난다. 어쩌면 <조제>의 연애담은 지나간 일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빛나던 순간들을 끊임없이 되살려 멈춰 세우려는 것처럼 보인다. 조제와 영석이 함께 했던 조제의 집과 조제가 읽던 책, 마당, 벽, 골목, 헌책방, 수족관, 대관람차, 떨어지는 낙엽과 꽃잎까지 아름답게 멈춰 있을 것만 같은 시선이다.
몸이 불편한 조제는 책을 통해 세상을 배웠고, 그걸 토대로 자신의 삶을 상상으로 꾸며낸다. 영석은 그런 조제를 이해하려 한다. 스스로를 가둬온 조제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조제는 수족관에서 영석에게 “우리는 수족관에 물고기가 갇혀있다 생각하지만, 저 물고기들은 우리가 갇혀있다고 생각할지도 몰라”라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꽃이 죽는다, 예쁘고 조용하게 죽는다고 한다. 그런 차이를 좁혀나가는 것이 사랑일지 모른다.
아름답게 멈춰있기를 바라는 시선은 아련하다. 영화 <조제>는 그렇게 각자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각자의 빛나는 순간을 멈춰 세우며 공감을 이끈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조제는 영석의 사랑을 통해 단단함이 생기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 “난 네가 옆에 있는 걸로 생각할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조제는 홀로 운전하며 새롭게 출발한다. 그렇게 꿋꿋하게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조제를 응원하게 만든다.

코로나 시대, 희망을 전하는 이야기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원인 불명의 재앙으로 종말을 맞이한 지구, 북극에 남겨진 과학자 오거스틴(조지 클루니)과 탐사를 마치고 귀환하던 중 지구와 연락이 끊긴 우주 비행사 설리(펠리시티 존스)가 짧은 교신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조지 클루니가 제작과 연출, 주연까지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시대 배경은 2049년이다. 오거스틴은 재앙을 피해 지하 기지로 대피한 동료들을 따라 가지 않고, 북극의 바르보 천문대에 홀로 남아 하루하루를 버틴다. 그가 북극에 남은 것은 수혈로 지탱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몸 상태 때문이다. 홀로 남은 오거스틴은 생존이 가능한 행성인 K-23 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고 있는 에테르호를 발견하고, 그들에게 지구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교신을 시도한다. 교신이 여의치 않자 더 강력한 안테나가 있는 기상관측소를 찾아 북극을 가로지르는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교신에 성공하는 험난한 여정이 전부인 영화다. 영화 카피처럼 “외로움을 넘어서, 두려움을 이기고, 희망은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시도다. 그 과정은 북극과 우주 공간을 교차로 보여준다. 북극을 가로지르는 과정에서 오거스틴은 생사를 넘나든다. 에테르호도 통신 장비 결함으로 교신이 끊기자 이를 고치기 위해 우주선 밖으로 나서는데, 역시 위기에 봉착한다. 북극과 우주의 험난한 상황 속에서 서로에게 닿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은 긴장감을 자아낸다.
<미드나이트 스카이>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떨어져 있어도 서로 연결돼 있다는 마음을 확인하고 희망을 전하겠다는 의지다. 지구 종말이라는 상황과 북극, 우주선에 고립된 이들을 연결시켜 극한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어떤 이유에서 지구가 종말에 이르렀는지 명확한 설명은 나오지 않지만, 지구에 남겨진 오거스틴이 우주 비행사 설리에게 전하는 말은 현실 속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 같기도 하다. “잘은 몰라도 실수였다고 알고 있다. 우리가 지구를 잘 돌보지 못했다.”
우주선 에테르호에 남은 설리 커플은 인류의 생존이 가능한 행성인 K-23으로 되돌아가며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묵직한 응원의 메시지를 던진다. 조지 클루니 감독의 말대로 “소통이 불가능해지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는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다.

 


 


신대욱
현 주간신문 CMN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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